앙드레 지이드, 에드가 스노우,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정부는 5월 31일 오후 2시, 시민단체들이 부산 日本총영사관 앞 소녀상 옆에 징용공상(강제징용노동자상)을 설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강제철거시키는 단호한 조치를 취했다.
철거된 징용공(徴用工) 상(像)은, 태평양 전쟁 중 일본의 탄광과 공장 등에서 가혹한 노동을 강요당했다는 징용공을 상징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앞서 5월 1일 일본 총영사관 앞의 소녀상 바로 옆에 징용공상 설치를 강행하려했지만, 경찰에 강력 저지당한 바가 있다.
모를 일이다. 문재인 정부는 보통 저럴 때 시민단체나 노동자 단체의 편을 들어 왔기 때문이다.
2016년 12월 30일 총영사관 앞에 평화의 소녀상이 세우질 때 (박근혜 前대통령의 탄핵정국이라 사실상 문재인 후보가 집권할 것이 확실시되던 때), 분명 문재인 예비 대통령은 소녀상 설치를 잘 한 일이라고 하며 시민단체들을 응원해 주었었다. 대통령이 되고 나서도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의 진정한 사과를 요구하며 위안부 문제 등은 아직 미해결된 상태로 남아 있다고 강조하곤 했다.
(* 서울 종로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처음 소녀상이 설치된 것은 2011년 12월 14일 MB정권 때였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강제징용공상(강제징용노동자상) 설치에 있어서는 왜 저리 여태까지와는 180도 다른 태도로 나오고 있는 것일까?
일본과의 사이가 나빠지면 좋을 거 없다는 판단에서였을까?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도 별 수 없구만......
아마도 문재인 정부는 이번 남북정상회담과 미북정상회담에 이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위해서는 일본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 아닐까?
북한 비핵화의 보상으로서 북한에 경제지원이 필요할 때 일본을 끌어 넣으려고 하는 것 같다. 일본으로부터 당장 200~400억 달러 규모의 대북 경제원조를 이끌어낼려면, 지금의 냉각된 한-일관계로서는 어려울지도 모른다.
문재인 정부로서는 더이상 한-일관계를 악화시킬 수는 없는 것이다. 문재인 정권의 든든한 '우시로다테(後ろ盾:후원군)'이기도 했던 민주노총 등 시단체들이 저렇게 (징용공상의) 설치를 시도했는데도, 그럼에도 또 저렇게 문재인 정권이 강제철거시킨 것을 보면, 문재인 정권도 지금 얼마나 절실한 상황에 처해 있는지를 알 수 있지 않을까? 그런 맥락에서 보면 문 정권의 이번 대처에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핵 폐기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이번에 수행하고 있는 외교 노력에 심심한 경의를 표하고 싶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행동과학(behavioral science)'의 관점에서 볼 때 -- 이 어프로치는 actor의 심리적 요인도 중요시한다 -- 이번 문 대통령의 행동의 근저에는 북한과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어떤 호감이 자리잡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좁은 문'의 작가 프랑스의 앙드레 지이드는 레닌을 좋아했고, 1917년 볼셰비키 혁명이 일어났을 때 열렬히 그와 새로운 체제를 찬양해 주었다. 그 때는 레닌의 혁명의 열변보다도, 볼셰비키 혁명에 대한 지이드의 철학적 주석이 더 세계를 놀라게 했다.
에드가 스노우는 대장정(大長征)을 감행하여 연안(延安)까지 행군한 마오쩌둥을 찾아가 현지 인터뷰를 했고, '중국의 붉은 별'을 써서 마오쩌둥과 그의 사상을 높이 평가해 주었다. 스노우는 이 때 9600km(2만 5천 리)나 행군했다는 직업혁명가로서의 마오쩌둥의 Long March에 '남자의 로망'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아마도.
그러면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뭘 그리 인정해 주고 뭘 그리 평가해 주려 했던 것일까?
레닌과 마오쩌둥은 세계 2대혁명가로서 논의되고 있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지금까지 '세습 독재자'에 불과했는데...
중국에서는, 최근 그 호칭을 고치기는 했지만, 여태껏 김정은 위원장을 '진싼팡(金三胖)' 3대목(三代目=뚱보 3세대)으로 불러 왔다고 한다.
그러나 설마 문재인 대통령이 '호모 섹서(homo sexer)'도 아닐텐데, 김정은 위원장이 개인적으로 좋아서 저런 일들을 하고 계시겠습니까? 뭐, 판문점에서 (사회주의 지도자들이 잘했던) 3번 포옹하는 인사는 논외로 치고요~.
휴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평화체제를 구축하여 통일의 기반을 이룩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 열심히 하고 계신 것이겠지요..
통일 외교를 주도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길이 길이 남으시겠지요.
예? '호메고로시(褒め殺し)'가 아니냐고요? 설마요, 제가 어찌 감히... ^^
* 남자가 남자에게 절대인기를 끈 남자는, 한 때 '선동열의 오야지' 역할을 해 준 前 주니치 감독 호시노 센이치(星野仙一) 씨가 있었습니다. 호시노 씨는 인정도 있는 '불타는 사나이(燃える男、炎の男)'로서 정말로 남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특히 호세이대학(法政大学)의 거포 타부치 고이치(田淵幸一)가 메이지대학(明治大学)의 에이스(피처) 호니노 센이치에게 '홀렸던' 비화는 참으로 유명합니다. 마, 4번타자로서 상대편 에이스 피처에 대항하면서 생긴 우정이 그리 표현된 것이었겠지만, 그 만큼 호시노 센이치가 지닌 매력은 남자도 반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ㅎ~
* '일본의 정영일'로 불릴 정도로 테레비를 통한 좋은 영화해설로 큰 인기를 모았던 요도가와 나가하루(淀川長治) 씨도, 아놀드 슈와르츠제네거를 좋아한다고 공개적으로 고백한 영화평론가였습니다. 일본에서는 아놀드 슈와르츠제네거의 애칭이 '슈와 짱'인데, 바로 요도가와 나가하루 씨가 붙여준 애칭(별명)이었습니다. 요도가와는 지성과 품격을 갖춘 명 평론가였지만, 이 요도가와와 슈와르츠제네거의 '특별한' 관계는 오랜 동안 화제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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